일상

홀로서기 시작한 직장인의 새 보금자리에서 첫날밤

차케요 2018. 7. 2. 21:39

고향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 '광주광역시'로 가족이 이사를 와서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한지가 꽤 오래됐다. 나름대로 오랜 시간을 이 지역에서 살면서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는 거 같다. 그동안 가족이나 친구 또는 지인들과 함께 지내곤 했었는데 작년부터 지내던 집이 직장과 멀어도 너무 멀어서...ㅠ.ㅠ

 

얼마나 멀었냐고? (집 = 광주 남구 진월동 : 직장 = 첨단 : 거리 = 약 19km : 순환도로 통행료 왕복 4800원) 물론 수도권에서 더 먼 거리를 힘들게 출퇴근 하시는분들 많은 거 안다. 하지만 나 같이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멀어도 너무 멀게 느껴지더라. 그래서 결국은 1년 만에 이사를 결심하고 회사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인 곳으로 집을 옮기고 홀로서기를 시작하려고 한다.

 

오늘이 이사한 집에서 자는 첫 날인데.. 내가 좀 그렇다. 뭔가를 새로 시작하자면 꼭 기록하고 싶은 습관이 있다. 언제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사는 직장인의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이 블로그에 기록해보려고 한다.

 

 

여하튼 얼마 전에 회사와 같은 단지에 오피스텔이 괜찮은 조건으로 나와서 계약을 했는데... 혼자 산다는 게 아직은 조금 어색하고 준비도 안돼서 잘 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청소 좀 한 후 가벼운 옷가지 몇 개 가져와서 세탁을 했다.

 

일단 차에 실어서 가져올 수 있는 여름옷과 이불 정도만 가지고 왔는데... 더 이상 가져올 것도 없을 거 같다. 그동안 함께 지내던 친구는 계속 그 집에서 지내고 있어서 가구나 가전제품은 손댈 수가 없기에 그냥 적당히 쓰고 버릴 정도로 저렴한 걸로 하나씩 주문을 해놓은 상태이다. 빨리 와야 할 텐데...ㅠ.ㅠ

 

초라해도 너무 초라한가?ㅎ 근데 남자 혼자 살면서 이 이상 뭐가 필요할까 싶다. 솔직히 이것들도 잘 안 쓰는 성격이다. 퇴근하고 항상 저녁을 먹고 들어오기에 주말에나 한 번씩 사용할 거 같다. 물론 주말에도 어떻게든 조(?)를 잡아서 밖으로 나가겠지만...ㅋㅋ

 

그래도 혼자 있으면서 배고프면 서러우니까 비상식량 몇 개 보충해놨다. 이번에 이사하면서 생각하지 않았던 자금이 조금 들어가는 바람에 절약해야 하기에 아주 저렴하고 1+1 하는 것들만 몇 개 골라다가 놨다.ㅋ

 

냉장고도 너무 쓸쓸해 보이고... 하다못해 김치도 없다.ㅠㅠ 그래도 텅 빈 냉장고 때문에 아픈 내 가슴을 비상식량(?) 몇 캔이 달래준다.

 

 

갑자기 혼자 사는 남자의 볼품없는 모습이 확 보이는 거 같다. 사실 아무리 청소를 해도 기존에 있던 냄새가 안 빠져서 방안을 내 냄새로 덮기 위해서 세제와 섬유 유연제 듬뿍 넣어서 진하게(?) 세탁한 녀석들이다. 그나마 이렇게 강력하게 해 놓으니까 내 냄새가 조금씩 나는 거 같다.ㅋ

 

급하게 이사를 결정하고 계약을 한 후 부랴부랴 침대며 책상이며 주문을 했는데 주말도 끼고 장마철이고 가구는 배송도 상대적으로 느리더라. 여하튼 가구 오면 정리하기로 하고 며칠만 그냥 지내자.

 

욕실 용품도 마트에서 눈에 보이는 것들 몇 개만 골라서 왔는데 부족한 것들은 차차 채우기로 하자.

 

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핸드폰으로 사진 몇 장 찍은 후 씻고 배 깔고 누워서 이렇게 이사한 집의 첫날을 기록해봤다.

 

그나저나 큰일이네... 바닥에서 잘 못 자는데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?ㅋㅋ 침대 오기 전까지 사용하려고 일부러 푹신한 걸로 골라서 가져오기는 했는데... 침대야 너부터 빨리 와야 한다.